< 수다가 좋다 :: 재롱잔치에 백설공주가 사라진 이유 노무현 대통령 배너

수다가 좋다

얼마 전 지인 A는 조카의 어린이집에 다녀왔다. 아이들의 재롱잔치를 보기 위함이었다.
아이들은 그 조그만 몸을 움직여 보고 있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께 감동을 줬다. 벌써 저렇게 컸나 싶은 것이 그저 대견하고 감동의 도가니였는데...그것도 잠깐 아이가 한 말이 떠 올라 가슴이 아팠다.

지인 A의 조카가 재롱잔치하기 얼마전부터 어린이집에만 다녀 오면 팔이 아프다고 칭얼댔다.


"어린이집에서 뭘 했다고 팔이 아파?"


"자고 나면 괜찮을꺼야."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는데 아이들의 재롱잔치를 보며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아이들은 쉴새없이 팔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율동을 했다. 노래 한곡이 끝나도록 반복되는 동작이었고 그 작은 아이들이 그렇게 일사분란하게 하게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연습이 필요했을까 싶어 마음이 짠했다는 것이다.

MS PowerPoint ClipArt


누구를 위한 재롱잔치인가 싶기도 했고 보여주기 위한 이런 재롱잔치가 굳이 필요할까 싶기도 했더란다.
 
그렇게 짠한 마음과 대견한 마음으로 재롱잔치를 보는데 하이라이트와 같았던 아이들의 연극 공연이 없었다. 대체적으로 백설공주, 왕자, 그리고 일곱 난장이들이 나왔던 그 동화가 주된 공연이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연극이 없어진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엄마들의 등살에 주인공이 누가 되는지, 자신의 아이가 안되면 왜 안됐는지 하는 미묘한 신경전이 해마다 반복됐고 오죽하면 주인공을 돌아가며 하기도 했다.
백성공주가 7명인 적도 있었다나... 일곱 난장이는 들어봤어도 7명의 백설공주는 처음 들어봤다. 얼마나 백성공주란 배역에 엄마들이 치열하게 들이댔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연극이 없어젔다. 뿐이 아니라 아이들이 단체로 나와 하는 율동도 마찬가지다. 키가 크다고 뒤에서만 율동하면 우리 아이가 제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다는 엄마들의 항의에 키 큰 아이, 작은 아이 할 것 없이 아이들이 앞으로 뒤로 돌아가면서 율동을 함으로서 엄마들의 불만을 잠재웠다는 것이다.
 
내 아이가 뛰어 나야 하고 내 아이가 돋보여야 하고 내 아이가 잘나 보여야 하는 것은 모든 부모들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들이라고 그렇지 않았겠는가. 도대체 요즘 엄마들의 이기심이 어디까지일까 싶은 씁쓸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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