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신사의 품격' 40대 아줌마에게 설렘을 준다 노무현 대통령 배너

수다가 좋다

내가 몇 살인가 인식하고 시간을 보내지 않은지 꽤 된 것 같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이 이름으로 불리는데 익숙해지는 만큼 나의 이름을, 나이를 잊어 갔다.

그러면서 설레임이라던가, 떨림같은 감정이 어땠었는지 잊었다. 남자를 만나고 연애를 시작하고 연애 초기의 설렘을, 떨림을 이제는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그때 그랬었던 것 같은데....하는 것이 다다.
그런데, 불혹은 넘긴 장동건의 나이가 된 지금 나는 40대의 사랑을 보고 설렌다. 그들의 사랑이 그저 드라마라고 해도 20대의 사랑이 넘쳐 나는 TV에 아빠, 엄마가 아닌 40대의 남녀 사랑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정도다.

물론, 처음부터 '신사의 품격'에 몰입했던 것은 아니다. 김은숙 작가의 찰진 대사와 빈틈없는 전개에 감탄하기는 했지만 더 이상은 젊다고 할 수 없는 장동건이 안타까웠고 동년배의 그는 거울을 보는 듯 그랬다.
거기다 장동건을 모르는 딸아이는 '저 아저씨 너무 늙었다' 하는데 울컥하기까지 했다.
거기에 찰진 대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김도진과 따로 노는 장동건이 몰입을 방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모든 캐릭터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누구에게도 무게 중심이 쏠리지 않는 적절함이 주는 안정감과 그들의 나이가, 그들의 우정이, 그들의 사랑이 공감되고 설레기 시작했다. 

 

                     '신사의 품격' TV리포트

 


'짝사랑을 시작해 보려구요' 할 때 떨렸고
지갑에 넣은 내 사진을 봤을 때 설렜고
'나 좀 좋아해주면 안되요?'할 때 흔들렸고
나를 놓치겠다고 했을 때 두려웠어요...

하는 서이수(김하늘)의 고백에 완전 공감했음이다. 얼굴에 하나씩 늘어가는 주름만큼 우리는 불혹의 나이를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랑을 갈망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지지고 볶고 살고 있는 주부들에게도, 가장이란 짊에 찌든 남편들에게도 '신사의 품격'은 우리가 잊고 있던 설렘, 떨림, 그리고 사랑, 우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할 뿐 아니라 완전 몰입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 아이들의 교육에, 한달 한달 살아내는 것이 여유보다는 매꿈이 더 큰 현실의 40대에게 그들은 이상적이다. 아주 많이 그래서...현실적이지 않은 그들이 좋은 것이다.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 그냥 살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경험이라는 것이 어린 친구들보다 많다는 것이고 그만큼 설렐 일도, 떨릴 일도 적다. 윤(김민종)의 말마 따나 어떤 일에 안되는 이유 100가지를 만들어 내는 소심함을 어른스러운 것이라 포장하고 살고 있는 극소심쟁이들이 되고 있는 하다 못해 클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40대에게 웃음과 설렘을, 떨림을 전달하는 '신사의 품격'이 그래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