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신의' 밀당없는 임자커플을 응원한다 노무현 대통령 배너

수다가 좋다

요즘 드라마 주인공들은 밀당의 고수들이다. 아무리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해도 그들은 챙길 것은 제대로 챙기면서 그렇게 사랑을 한다. 조건적인, 현실적인 사랑..그런 것과는 또 다른 개념이다. 사랑은 하지만, 맹목적이지 않은 그남자와 그 여자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이 있다.

연애를 한지 언제인지 그 감정조차도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 필자 같은 결혼 13년차의 주부에겐  특히나 그들의 밀당은 그저 놀랍고 밀당하기 힘들어 연애 못하겠다 싶다.
'신사의 품격'을 볼 때도 그랬다. 대놓고 들이대며 좋다고 하던 장동건이 김하늘이 자신을 이용하자 자신의 감정과 상관없이 김하늘의 애를 태우는 장면, 장면은 재미나긴 했지만 대단한 밀당의 정석을 보는 듯 했다.

그런데, '신의' 에선 밀당이 없다. 임자커플은 그저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를 아끼고 자신보다 상대방을 더 많이 생각한다. 투정을 부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뭔가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상대방이 나 때문에 아파할까 걱정하고 아픈 것을 보여주며 그가 아파할까봐 숨기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이 처음엔 공감하기 어려웠는지 모르겠다. 그 흔한 키스신 하나 없는 그들의 사랑에 공감하고 눈물 흘리기까지 22회란 시간이 필요했던 것 아닌 것 같다.

드라마에서 타임슬립이란 소재를 이미 여러 차례 이용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신선하지 않았다 식상한 그들의 이야기에 송지나 작가는 어떻게 몰입하게 만들 것인지 그 옛날 '모래시계'의 추억을 기억하며 '신의'를 본방사수했고 중간중간 산으로 가는 듯한 이야기에 채널을 돌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너무 훌륭한 기럭지를 가지고 있는, 그 자체로 화보인 이민호가 연기하는 최영이, 그 최영이 갖고 있는 은은한 쓸쓸함이 시크함이 어찌나 매력적인지 그 매력적인 남자가 현실적이다 못해 속물적이기까지 했던 은수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는 걸 지켜보는데 그 시간이 꽤 걸렸던 것은 인정한다.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진 현대인에겐 사랑도 인스턴트처럼 그렇게 빨리 깊어지고 빨리 뭔가 결말을 보는 것에 익숙해져 그들의 사랑도 그렇게 되길 조바심냈다. 하지만, 송지나 작가의 느림에, 천천히 그들의 감정이 농익는 것을 어느 순간 즐기고 있는 필자를 발견했다. 그래서 키스신 하나 없는 그들의 사랑이 어떻게 깊어지는지, 무한 배려에 감동받고 그 어떤 밀당도 없는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게 됐다.

 

아시아 투데이 - '신의' 임자커플


그래서 22회를 보면서 자신이 죽으면 그 사람 어떡하냐고 울부짖는 은수가 예뻤고 그녀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하고 같이 눈물 흘릴 수 있었다. 문제는 그렇게 눈물 흘릴 수 있는 시청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충분히 인내하고 의리를 지키고 22회까지 왔지만 송지나작가와 김종학PD의 만남에 이민호, 김희선이란 조합이 뚜껑을 열어보니 그닥 뭐, 별 볼일 없다는 거기다 그들의 사랑은 어찌나 은근하게 발전하는지 지루했던 것은 사실이다. 거기다 은순는 의선이지만 사람을 살리는 일 보다는 화장품을 만들고 피로 회복제를 만드는 소일하는 캐릭터로 특별히 그녀가 도대체 왜 타임슬립이란 판타지로 고려 공민와시대에 하늘 문을 통해 와야 했는지에 대해서 시청자는 공감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에 몰입하기 어려웠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왜 타임슬립인지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고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는 예쁜 눈으로 지켜봤다면 22회 은수의 눈물에,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최영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하고 사랑을 위해 사랑을 보내려 하는 그들의 마음을 전달 받을 수 있었을 것 같아 안타깝다.

좀 더 인내를 가지지 않아도 좀 더 악인이 적었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많은 이들이 보지 않았을까 싶은 안타까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필자같은 골수 시청자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다. 이제 2회를 남겨두었지만 풀리지 않은 진실은 넘치고 임자커플이 어떻게 결말을 맞이 하게 될지 예측불허다.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결말을 알면서도 안타깝고 짠하고 공민왕에 대해, 노국공주에 대해 다시 한번 새롭게 인식하는 것과 달리 임자커플의 미래는 그저 아프다.

사랑을 위해 사랑을 떠나 보내야 하는 그들의 미래가 어떤 결말을 맞이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거기다 넘쳐 나는 나쁜 사람들이 어떻게 처리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자커플을 응원하는 일인이다.

밀당이 없는 순수하면서도 한없는 배려가 가득한 임자커플이 행복하게 잘 살았데~~~하는 뻔한 결말이더라도 해피엔딩이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대리만족하는 필자같은 시청자에게 절실한 결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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