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용한 점쟁이가 찍어준 대학...떨어졌다 노무현 대통령 배너

수다가 좋다

지인의 아들이 이번에 수능을 봤다. 수능을 보기 전에 누구에게나 자랑할 만한 대학을 몇 군데 수시로 원서를 넣은 상태다. 원서를 넣기 전에 아주 용하다는 점집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았고 지인도 혹시나 싶은 마음에 그 점집을 찾을까 고민했다.
만신도 아니고 그렇다고 철학원이라고 하기에도 경계가 묘한 그 집은 하루에 딱 10명만 점을 봐준다는 것이다. 거기다 어찌나 냉정한지 궁합이 안 좋으면 결혼 운이 없다고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말해준다는 등, 대학 문이 열리지 않았다는 등, 대학도 S, Y 이런식으로 이니셜을 이야기 해주는데 대학 이름을 적어가면 가능한 대학에 동그라미를 쳐준다는, 늦어도 아침 7시까지 점집 앞에 줄을 서야 한다는 그 용하다는 점집에 문의를 하고 수시를 쓰기로 했다.

지인은 아침 7시까지 점집 앞에 도착했다. 혹시나 늦을까 싶어 택시를 탔지만 길을 몰랐던 기사님 덕분에 10분을 넘게 헤매느라 늦을 뻔 했다. 다행히 지인이 받아든 번호표는 9번이었고 그로부터 점을 봐주시는 그 용하다는 할아버지가 오시고 앞의 8사람의 점을 봐주는 시간까지 합쳐 꼬박 4시간을 넘게 점집에서 대기했다. 그렇게 점을 보게됐고 그 할아버지는 '대학문이 활짝 열렸다. 하양지원 하지마라. 쓰고 싶은 과 그냥 써라. S대, Y대 좋다."고 했고 지인은 다른 사람들의 충고대로 메모해간 S 대학이름과 Y 대학이름과 더불어 몇 개의 대학 이름을 보여줬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몇 개의 대학을 빨강색 볼펜으로 동그라미 쳐주었고 대학문이 활짝 열렸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진 지인은 할아버지가 말한대로 하양지원도 하지 않고 아이가 원하는 과, 대학에 원서를 냈다.

스포츠칸


그 원서들의 결과는 수능 성적이 나오는 다음 날 결과가 나오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수능 최저 등급제라는 것에 맞추어 아무리 내신이 좋아도, 논술 성적이 좋아도 수능 성적이 기본은 되어야 합격의 영광을 얻을 수 있는데 유독 S대만 그렇지 않았다. 수능 시험을 치르고 바로 다음 날 1차 결과가 나오고 다시 2차 심층 면접을 준비해야 했다. 점쟁이의 말도 있었지만, 아이도 열심히 했고 학교에서도 워낙 기대를 했던지라 지인은 수능 시험을 마치고 나온 아들과 2차 시험에 대해서 논의할 정도로 기대했다.

근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 점쟁이가 대학문이 활짝 열렸다고 했는데…"
"우리 엄마가 늘 하시는 말씀이 있어. 그 사람들이 그렇게 다알면 발에 흙을 무치고 다니지 않는다고..다른 대에 희망을 걸어."
"너무 기대를 했나봐. 전투의지 상실이다."
다시 지인의 아들을 K대 논술준비로 바쁘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수능 시험에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이고 같이 시험치는 듯 그렇게 긴장한다. 대학이 전부가 아닌데 그렇게 어렵게 대학가면 취직걱정, 취직하면 결혼, 결혼한다고 걱정이 없을까. 그래도 한고비 한고비 잘 넘어가야 하지 않겠나 싶다.

표준점수, 등급제 같은 낯선 단어에 제대로 알아 들을 수도 없지만 어찌되었건 진심으로 지인의 아들이 잘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티스토리 툴바